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운명에 대한 세가지 오해

관리자 | 2006.08.31 07:27 | 조회 1028

 ▒운명에 대한 세가지 오해▒

부처님이 사위성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했다. “세상에는 지혜가 있다고 자처하는 세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일체가 숙명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 주장과, 일체가 존우(尊祐)의 뜻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과, 일체가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이루어졌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는 진리가 아니며 옳지 않다. 어째서 그런가. 만약 사람이 행하는 모든 행위가 숙명으로 이루어졌다든가, 존우의 뜻에 의한 것이라든가,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사람들은 살생과 도둑질과 사음과 같은 10가지 악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숙명적인 것이거나, 존우의 뜻에 의한 것이거나, 인도 없고 연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세 가지 주장은 진리가 아니며 옳지 않다. 만약 그런 주장들이 진리라면 사람들은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모를 것이며 거기서 벗어나는 방법도 모를 것이다.” 이어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달은 바에 의하면 모든 것은 인과 연이 합하여 일어난다. 육계(地水火風空識)가 합함으로 인하여 어머니의 태에 태어나고, 그로 인하여 육처(眼耳鼻舌身意)가 생기고 육처로 인하여 감각이 생기고, 감각으로 인하여 집착이 생기며, 집착으로 인하여 괴로움이 일어난다.

괴로움을 멸하고 참다운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팔정도를 닦아야 한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괴로움의 현실을 알아야 하고, 괴로움의 원인을 끊어야 하며, 괴로움이 멸한 상태를 증득해야 하며, 괴로움을 멸하는 도를 닦아야 한다.
- 중아함 제3권 13경 〈도경(度經)〉

-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종교가 있다. 기독교, 마호멧교, 힌두교, 도교, 태양교, 심지어는 돈교와 섹스교까지 있다. 이들 종교가 인간의 운명 문제에 대해 취하는 태도는 대체로 세 가지다.
첫째는 숙명론이다. 인간의 운명은 미리 결정돼 있다는 것이다. 별자리로 점을 보거나 사주팔자를 들먹이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둘째는 존우화작론(尊祐化作論) 즉 신의 뜻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에게 빌고 제사지내야 한다고 말한다.
셋째는 우연론이다. 아무도 운명을 지배하는 것은 없으며 어떻게든 잘먹고 놀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일종의 쾌락주의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결정적인 모순이 있다. 인간의 행위에 대한 책임주체가 없다. 살인을 하거나 거짓말을 해도, 그것은 다 숙명이거나 신의 뜻이거나 우연이다. 책임질 사람이 없다. 이런 황당한 주장이 어디에 있는가.
그래서 부처님은 이를 삼종외도(三種外道)라 했다. 세 가지 모두 진리가 아니며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진리인가. 모든 존재나 사건은 인(因)과 연(緣)이 합쳐져서 일어난다는 불교의 인연생기론(因緣生起論) 즉 연기론만이 옳은 진리다.

그래야 행위의 책임주체도 있게 되고 거기에서 벗어날 올바른 방편도 생기게 된다. 그 방법이란 바로 괴로움의 실체를 바로 알고 그 원인을 단멸하며, 괴로움을 멸하는 도를 닦아 열반을 증득하는 것이다.

사제팔정도(四諦八正道)가 그것이다. 이것이 불교가 일반종교와 다른 특징 중의 특징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불교 안에 부처님이 비판한 삼종외도적 생각이 틈입하고 있다. ‘정법천하’를 위해 어떤 것이 그런 것들인지 살펴볼 일이다.
            -홍사성/불교평론 편집위원- * 용화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4-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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