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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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비유설화─부끄러움은 수행의 첫걸음

관리자 | 2006.09.05 11:10 | 조회 1046

 

           부끄러움은 수행의 첫걸음


부처님이 사위성 기수급고독원에 머물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존자 사리풋타가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비구들이여. 만약 수행자가 부끄러움이 없으면 사랑과 공경을 해치게 된다. 사랑과 공경이 없으면 바른 믿음을 해치게 된다.

바른 믿음이 없으면 바른 사색을 해치게 된다.
바른 사색이 없으면 바른 생각을 해치게 된다.
바른 생각이 없으면 바른 지혜를 해치게 된다.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바른 몸가짐을 해치게 된다.
바른 몸가짐이 없으면 바른 계율을 해치게 된다.
바른 계율이 없으면 참다운 즐거움을 해치게 된다.

참다움 즐거움이 없으면 참다운 편안함을 해치게 된다. 참다운 편안함이 없으면 바른 명상을 해치게 된다. 바른 명상이 없으면 바른 견해를 잃게 된다. 바른 견해를 잃게 되면 무욕을 해치게 된다. 무욕을 잃게 되면 해탈을 해치게 된다. 해탈이 없으면 열반을 해치게 된다.

이를 비유하면 마치 나무와 같다. 만약 나무의 겉껍질이 벗겨지면 속살이 상처를 입게 되고, 속살이 상처를 입으면 줄기가 상처를 입게 되고, 줄기가 상처를 입으면 가지가 상처를 입게 되고, 가지가 상처를 입으면 나뭇잎이 상처를 입게 되고.

나뭇잎이 상처를 입으면 꽃이 상처를 입게 되고, 꽃이 상처를 입으면 열매가 상처를 입는 것과 같다. 수행자가 부끄러움을 잃는 것은 이와 같이 모든 것을 잃고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러나 수행자에게 부끄러움이 있으면 사랑과 공경을 익히게 되고 사랑과 공경을 익히면 바른 믿음, 바른 사색, 바른 생각, 바른 지혜, 바른 몸가짐, 바른 계율, 참다움 즐거움, 참다운 편안함, 바른 명상, 바른 견해, 무욕을 익히게 된다.

무욕을 익히면 바른 해탈과 열반을 익히게 된다. 마치 줄기가 건강한 나무가 꽃을 피우고 좋은 열매를 맺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수행자들은 먼저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해탈과 열반의 첫걸음이니라.”
         -중아함 10권 46경 〈참괴경(慙愧經)〉


- 부끄러움 알면 겸손하고 진실해져 자기가 잘났다는 오만 버려야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이 지녀야할 가장 소중한 덕목은 무엇일까. 얼핏 겸손과 공경, 진실과 근면, 자비와 무욕같은 단어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이런 모든 덕목에 앞서 불교인이 가져야 할 마음자세는 부끄러움이다. 왜냐하면 부끄럽다는 생각을 해야 겸손해지고 공경심이 생기고 진실해지고 자비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이란 무엇인가. 아직 부족한 것이 많고, 그래서 자랑할 것이 없다는 마음이다.

그동안 잘했다고 자랑하던 것도 돌아보니 잘못한 것이 너무 많아 고개를 들 수 없다는 마음이 부끄러움이다. 남들은 겸손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존경을 받기 위해 적당히 위장했던 사실을 인정하고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 부끄러움이다.

부끄러움은 모든 감정의 바닥이다. 우리의 의식은 이 바닥까지 떨어져야 다시 상승이 가능해진다. 남을 공경하는 것도 스스로 부족하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가능하다. 겸손해지는 것도 자기의 부족함을 깨닫는 데서 비롯된다. 중생이 부처가 되고자 하는 마음도 중생으로서 부끄러운 짓을 하고 산다고 인식해야 생긴다.

중생이 인격적으로 상승하지 못하는 것은 이유가 다른데 있지 않다. 부끄러운 줄 모르고 늘 자기가 잘났다는 환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남의 발을 밟아놓고도 미안하다고 말할 줄 모르는 사람, 부주의한 말 한마디 때문에 남이 힘들어하는 데도 모른 척하는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다.

여기서 온갖 악덕이 생긴다. 부처님 제자가 되려면 다른 것은 그만 두고 우선 부끄러움부터 깨달을 일이다. 이 경은 우리에게 이것을 일러주는 가르침이다.
                 -홍사성/ 불교평론 편집위원-

         

* 용화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4-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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