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돈 한 푼과 물 한 병, 거울 하나

관리자 | 2006.05.19 02:46 | 조회 929


돈 한 푼과 물 한 병, 거울 하나


부처님이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사위국의 한 부유한 장자가 아들을 낳았는데,
온몸이 금색으로 빛났다.

장자는 매우 기뻐하여 잔치를 열고 관상쟁이를 불러 아이의 상을 보게 했다.
찬찬히 아이를 살펴보던 관상쟁이는 감탄해 마지않다가
그 이름을 금천(金天)이라고 지었다.
금천은 타고난 복이 넉넉했던지 그가 나던 날 집안에 난데없이 우물이 솟아났다.

그런데 그 우물은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바라는 것을 모두 쏟아내는 것이었다.
훌륭한 의복과 금은보화를 그 우물 속에서 얼마든지 얻을 수 있었다.
이윽고 금천은 성장하여 여러가지 학문과 기예를 배워 통달하게 되었다.
장자는 그런 아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또 사랑스러워 좋은 배필을 구해주리라 마음먹었다. '이 세상에 내 아들보다 잘생긴 사내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보통 처녀를 며느리로 맞을 수 없다. 마
치 내 아들처럼 온몸이 금빛으로 빛나고 뛰어나게 아름다운 처녀를 구하리라.'

그는 곧 사람들을 풀어 여러 나라로 보내 그런 처녀를 찾게 했다.
그때 염바국의 한 장자는 딸아이를 얻어 그 이름을 금광명이라 했다.
그녀는 온몸이 금빛으로 빛났고 피부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곱고
자태 또한 천녀와 같았다. 그녀가 나던 날에도 그 집안에 우물이 저절로 솟아났는데, 그 우물 역시 사람들이 원하는 물건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장자는 이 모든 일이 딸아이의 타고난 복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기뻐했다.
이윽고 금광명이 시집갈 나이가 되자 장자는 생각했다.
'천녀처럼 아리따운 내 딸아이의 배필은 뛰어난 선비여야 할 것이다.
온몸이 내 딸처럼 금빛으로 빛나는 이를 구해 혼인시켜야겠다.'

금광명의 이름은 멀리 사위국까지 퍼지게 되었고,
금천의 이름 역시 염바국에 전해지게 되었다.
두 장자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사람을 보내 혼인하기를 청해 결혼을 마쳤다.
사위국의 장자는 좋은 며느리를 얻은 것이 너무나 기뻐 부처님과 스님들을 초청해서 공양을 베풀고자 했다. 부처님은 장자의 집에 이르러 공양을 마치시고는
장자와 금천 부부를 위해 설법하셨다.

그러자 그들은 곧 20억 겁에 걸친 죄악을 소멸하고 수다원과를 얻었다.
금천 부부는 법열을 느껴 부모님께 출가하려는 뜻을 비쳤다.
장자가 흔쾌히 허락하자 그들은 부처님을 따라가 출가하기를 청했다.
부처님은 그들 부부를 받아들여 금천은 비구들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고,

금광명은 비구니가 되어 대애도의 지도를 받게 되었다.
그들은 열심히 수도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아라한이 되어 온갖 번뇌를 끊었다.
이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부처님, 저 금천 부부는 어떤 복업을 닦았기에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 온몸이 금빛으로 빛나고 얼굴이 단정하기로
아무도 따를 자가 없는 것입니까? 또 그들이 태어나던 날 저절로 솟구친
우물은 어찌된 일입니까?" "아난아, 먼 옛날 91겁 전에 비바시불이 열반에 드신 후
여러 비구들은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교화하다가 한 마을에 이르게 되었다.
 
그 마을의 부자들은 비구들이 온 사실을 알고 앞다투어 의복과 음식을 보시하여
모자람이 없게 했다. 그때 그 마을에는 빈곤한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남편은
온 마을이 스님들에게 공양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우리 집 창고에는 재물과 보배가 가득 넘쳤는데,
이제 우리는 풀을 깔고 자고 몸을 가릴 옷마저 변변치 않다.
게다가 밥을 지을 쌀 한되가 없으니 이 얼마나 기막힌 노릇인가?
부자로 살 때는 보물이 넘쳐나도 이런 성중을 만나지 못하더니,
이제 그분들이 오셨으나 공양할 돈이 없구나. 아, 왜 이다지도 박복하단 말이냐?'
남편이 괴로워서 슬피 울다가 아내의 팔에 눈물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아내가 물었다. "무엇 때문에 눈물을 흘리십니까?" "당신은 보지 못했소?
마을의 부자들이 스님들에게 앞다투어 공양을 베풀고 있소.
그런데 우리는 가난하여 쌀 한 되가 없구려. 저 스님들에게 공양을 베풀어 좋은 인연을 맺지 않으면 현재도 빈궁하지만 내생엔 더욱 험한 처지로 살게 될 것이오.

그런데 아무리 공양하고 싶어도 돈이 없으니 갑갑해서 그러는 것이오." "여보, 정 그러시다면 한번 옛날 창고로 가서 뒤져봅시다.
혹시 돈 될 만한 물건이 나올지도 모르잖습니까?"
남편과 아내는 곧 창고로 달려가 한나절을 뒤진 끝에 돈 한 푼을 주웠다.
아내는 자신의 유일한 소유물인 거울을 내놓기로 했다.

그들은 병에 깨끗한 물을 담고 그 속에 돈 한 푼을 넣은 뒤 거울을 그 위에 얹어 스님들에게 나아가 지극한 마음으로 보시하였다.
스님들은 가난한 부부의 보시물을 받고 감사해하며,
그 물로 발우를 씻고 또 마시기도 했다. 그 공덕으로 부부는 목숨을 마치고
도리천에 태어났다.           

아난아, 그때 한 병의 물을 가져다 스님들에게 보시했던 부부가 바로 지금의 금천 부부이니라. 그들은 돈 한 푼과 물 한 병 그리고 거울 하나를 보시한 공덕으로 91겁 동안 세상에 태어날 때마다 온몸이 금빛으로 빛나고 얼굴이 단정하기 그지없게 된 것이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명심해두거라. 어떠한 복도 짓지 않아서는 안되느니라.

그때의 가난한 부부 같은 이들도 조그만 보시를 함으로써 한량없는 복의 과보를 받은 것이니라." 아난을 위시한 대중들은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를 듣고 모두 부지런히 보시하여 복덕을 쌓기로 결심하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용화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4-0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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