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해설​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무득무설분(無得無說分)第七

관리자 | 2006.04.22 04:31 | 조회 1451
                         

第七무득무설분(無得無說分)얻을것도없고설할것도없다

 

須菩提 於意云何 如來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 如來 有所說法耶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야 여래 유소설법야)

수보리야 네 생각이 어떠하냐? 여래가 최상의깨달음을 얻었느냐? 여래가

설한 법이 있느냐?

 

須菩提 言 如我解佛所說義 無有定法 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

(수보리 언 여아해불소설의 무유정법 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

수보리가 말씀드리기를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바 뜻을 이해하기로는

정한 법이 없는 것을 최상의깨달음이라고 이름하며

 

亦無有定法如來可說

(역무유정법여래가설)

또한 정한 법 없는 것을 여래께서 가히 말씀하셨습니다.

 

선방에서 여름 하안거 때 날씨가 더우면 오후 정진을 좀 쉬고 싶거나 하면 꾀를 내는데 이때, 무유정법을 써먹습니다. “보통은 실내 온도가 30도를 넘어야 오후 정진을 자율로 하는데, 오늘은 30도는 넘지 않았지만 습도가 너무 높다. 부처님께서도 무유정법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러니 오후에는 자율정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입승스님을 설득합니다.

입승스님은 억지로 우기는 것을 다 알지만, 대중스님들의 건강이나 화합, 이런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해서 자율정진을 받아 주기도 합니다.

 

何以故 如來所說法 皆不可取 不可說 非法 非非法

(하이고 여래소설법 개불가취 불가설 비법 비비법)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법은 다 가히 취할 수 없으며, 가히 말할 수 없으며

법도 아니며 법 아닌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선 근기에 따라 설하신 법이 많았으므로 취할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다 한 것이고, 정한 법이 없는 법을 말하셨으니 아무리 말하셨어도 말하신 것이 아니며, 본래 없는 법을 법으로 삼으셨기 때문에 법도 아니다는 뜻입니다

 

所以者 何 一切賢聖 皆以無爲法 而有差別

(소이자 하 일체현성 개이무위법 이유차별)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일체 성현이 다 무위법으로써 차별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무위법이란 무엇을 하고도 했다는 흔적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은 법을 무위법이라 합니다.

부처님께서 하나로 정해지지 않은 이 법을, 상황에 따라 정해서

차별 있게 쓰시는데 이걸 이유차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새말로 하면 그때그때 다르다는 표현입니다.

(무위법에 대한 옛날이야기)

옛날 그림을 잘 그리고 단청 솜씨가 좋은 청화원이란 스님이 있었는데,

단청을 해주고 돈이 생길 때 마다 곡차를 즐겨 마셨습니다.

그렇게 중노릇을 시원찮게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서 저승사자가 들이 닥쳐서 이제 세상인연이 다했으니 너를 지금, 명부세계로 데려 가야겠다

하자 무조건 애걸복걸하며, “앞으로 7일간만 기다려 주시오.” 청했습니다. 저승사자들은 손발이 닳도록 비는 모습이 딱해서 청을 들어주었어요. 정신을 차리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노력해오고 애쓴 일들이 허무하고 공허할 뿐, 죽음 앞에서는 다 쓸데없는 일이었습니다.

 

이 스님은 이제 딴 사람이 되어서 심기일전으로 목욕재계를 한 뒤 다음다음하고 미뤄오던 참선을 7일간을 기한하고 입산 당시의 행자가 된 기분으로 좌복 위에 앉아 무슨 공부를 해야 제대로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몇 해 전에 선방 옆을 지나다가 우연히 듣게 된 조실스님의 법문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중국 제일의 거사요 도인인 방거사가 망연히 앉았다가 이미 도를 깨달은 딸 영조에게 넌지시 한 마디를 던졌느니라.”

 

영조야 한 수행자가 선사를 찾아가서 어떠한 것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하고 물었느니라. 이에 선사가 명명백초두 명명조사의라

(명명백백한 백초의 풀 끝머리에는 명명백백한 조사의 뜻이다.)

이 선사의 대답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딸은 아버지의 말이 끝나기가 바쁘게 대뜸 욕설을 퍼부었느니라. “머리는 희고 이가 누렇게 된 늙은이의 소견이 아직도 저 정도밖에 되지 않는 구나

그럼 너는 불법의 대의에 대해 어떻게 대답하겠느냐?”

명명백초두 명명조사의

명명백백한 백초의 풀 끝머리에는 명명백백한 조사의 뜻이다.

아버지 방거사의 문답에 욕을 하고 같은 답을 한 것은 불성이 말과 글로써 표현되는 순간 이미 오염된 것이기에 그 오염을 청소하고자 욕을 하고 그 청정한 자리에 똑같은 답을 한 것입니다.

이 대답에 방거사는 머리를 끄덕이며 긍정했느니라.

 

수자들이여 명명백초두 명명조사의라는 말의 뜻을 알면 염라대왕이 합장하여 무릎을 꿇고 삼세의 모든 부처님 역대 조사님들과 더불어 같이 춤추고 노래를 부를 것이니라.”

 

청화원은 조실스님 법문 중 염라대왕이 합장하고 무릎을 꿇는다고 한 말이 와닿아서 그 순간부터 명명백초두 명명조사의 뜻을 알고자 열심히 정진했습니다.

이렇게 7일을 공양도 하지 않고, 잠을 자지도 않은 채 일심으로 의문을 풀고자 했습니다. 그러다가 완전히 삼매의 경지에 들어 가버렸어요.

 

몸 똥이야 제자리에 있지만 저승사자에게 필요한 건 마음이 필요한데 삼매에 들어 공하여졌으므로 찾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영혼을 잡아가려 해도 보이지

않으니 잡아갈 수 없게 됐다는 것입니다. 무위법이란 이렇게 무엇을 하고도

흔적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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