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스스로 아끼고 사랑하라

관리자 | 2006.07.15 01:16 | 조회 917



 ◆스스로 아끼고 사랑하라◆

부처님이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파세나디왕이 찾아와 이런 것을 여쭈었다. “부처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 몸과 입과 뜻으로 악행을 하면 그것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몸과 입과 뜻으로 선행을 하면 그것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라고. 제 생각에 잘못이 없는지요?” 부처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왕의 생각이 옳소. 어떤 사람이 몸과 말과 뜻으로 악행을 한다면 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거나 보호하는 것이 아니오.

왜냐하면 나쁜 행위를 하게 되면 그는 그로 인해 편안해지지 않기 때문이오. 반대로 몸과 입과 뜻으로 선행을 하면 그는 참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것이오. 왜냐하면 착한 행위를 하게 되면 그는 그로 인해 안락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오.

그러므로 진실로 자기를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사람은 잠깐이라도 빈틈이 없이 악해을 막고 선행을 실천해야 하는 것이오.“

- 잡아함 46권 1229경<자호경(自護經)> -


 (해설) 이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사람들은 부모나 배우자나 또는 연인이 나를 가장 사랑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엄밀하게 따져 보면 자신을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다.

누구도 자신만큼 자기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누가 나를 사랑하고 아낀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이다. 내가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도 사실은 마찬가지다. 파세다나왕이 이 같은 결론을 얻은 것은 자기 부인과 얘기를 나누는 중에서였다.

다른 경전에 따르면 왕은 어느 날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다가 왕비 말리카부인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시오?” 왕은 당연히 왕비가 ‘당신’이라고 대답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왕비의 대답은 의외였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이는 나 자신입니다.” “그러면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요?” 왕비의 대답은 역시 ‘나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대왕은 처음에는 불쾌하고 당황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신도 가장 사랑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 우리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말한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서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다. 이것이 모성애다. 그러나 어머니의 사랑도 사실은 자기를 먼저 사랑하고 난 다음에 나오는 사랑에 불과하다. 한 가지 실험을 해보면 이 사실은 금방 확인된다.
어떤 가족이 가족사진을 찍었다고 하자. 어머니에게 사진을 보여 준다면 어머니는 사진 속에 누구의 얼굴부터 먼저 찾아볼까. 어머니 자신의 얼굴이다.

다음에 자식의 얼굴을 쳐다본다. 이것이 인간이다. 숭고한 모성애를 가진 어머니도 예외는 아니다. 이렇게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면 자신의 행위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질 사람도 자신밖에 없다.

자신의 행동이 경솔하고 사려깊지 못하면 그 결과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신중하고 자중자애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처님은 이 경 외에도 1228경 《자념경(自念經)》에서도 같은 가르침을 반복해서 하고 있다.

결론은 간단하다. 참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하려 한다면 먼저 자신을 불편하게 하거나 괴롭히고 불안하게 하는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전을 읽다 보면 이렇게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솔직한 말씀을 들을 수 있어서 참 기쁘다.

                                      -불교신문  홍사성-

* 용화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4-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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