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쌍둥이 이야기

관리자 | 2006.07.15 03:29 | 조회 993


          쌍둥이 이야기        


 옛날 부처님이 사위국에 계셨다. 이 나라 국경에서 약5백 리 밖의 산촌 50∼60호가 사는 마을 이 있었다. 이 마을에서 매우 가난하게 사는 한 부부가 있었는 데 어느 날 남자 쌍둥이를 낳게 되었다.

이 쌍둥이는 자랄수록 얼굴이 달덩이같이 아름다워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부모는 두 아들을 극진히 사랑하였다. 첫째는 이름이 쌍덕(雙德)이었고 둘째는 쌍복(雙福)이었다. 이 아이들은 태어난 지 두 달쯤 되어서였다.

아버지는 평소와 같이 소를 먹이고 돌아와 한쪽 평상 위에 누워 쉬고 있었다. 어머니는 밭에 섶을 주우러 나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두 아이들이 놀다가 어머니가 보이지 않자 한 아이가 한숨을 쉬며 다른 아이에게 말했다.
"나는 전생에서 도를 이룰 뻔했는데 어리석게도 '이 목숨은 영원한 것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생사의 윤회 속에 떨어 져 수없는 겁을 지내다가 이제서야 이 가난한 집의 아들로 태 어나게 되었다.
누추한 곳에서 담요 한 자락을 덮고 자며, 음식도 겨우 목숨을 지탱하는 정도이니, 이렇게 산다면 늙어 죽을 때까지 도를 얻기는 다 틀렸다.
이 과보는 다 전생에 부귀를 탐하고 순간순간 쾌락을 즐겼기 때문이다. 과거세에도 고통을 받았고 지금 또 이같이 고생을 하고 있으니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 한 아이가 대답했다. "

나 역시 여러 세상에서 온갖 고통을 받아왔다. 이것은 내 스 스로가 지은 과보이지 부모가 이렇게 만든 것은 아니다. 우리 가 지어서 우리가 당하는 것뿐인데 무슨 할 말이 있는가?"

평상에 누워 있던 아버지가 아이들의 주고받는 말에 깜짝 놀 라 일어났다. '아아, 이 아이들은 귀신이 내린 재앙이다. 이런 변이 있을 수 있는가? 태어난 지 두 달밖에 안 되는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이것은 분명 흉조이다. 훗날 틀림없이 부모를 죽이고 일가를 멸하고 말 것이다. 이것들이 더 자라기 전에 죽여 버려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재빨리 대문을 닫아걸고 밭둑으로 나갔다.
섶을 주워다 불을 놓아 태워 죽이려는 생각에서였다. 아버지가 섶을 잔뜩 해가지고 마당에 내려놓았을 때 아이의 어머니가 돌아왔다. "
그 섶은 무엇에 쓰려고 합니까?" 아내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러자 남편은 아내를 몰래 눈짓으로 데리고 가서 얼마 전에 일어난 일을 말했다. "이 애들은 귀신이 틀림없소. 반드시 우리 집안을 망칠 것이 니 일이 더 커지기 전에 태워 죽여야겠소." 아내 역시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도대체 그 말이 믿기지 않았다. 아내는 자기가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 "며칠 더 기다려 봅시다. 또 그런 말이 나올지도 모르니까." 아내의 말에 남편은 며칠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 이튿날 부부는 들에 나가는 척하면서 문밖으로 안을 들여 다보고 있었다.

두 아이는 먼저와 꼭 같은 말을 큰소리로 주고받으며 자기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었다. 두 부부가 같이 확인한 이상 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변괴도 이런 변괴는 없었다. 그래서 두 부부는 섶나무를 해놓고 태워 죽이려고 마음먹었다.

이때 부처님은 천안(天眼)으로 두 부부가 아들을 태워 죽이려는 것을 보고는 가엾이 여겨 그들을 제도하기로 하셨다. 부처님이 이 마을에 나타나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놀라 부처 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기뻐하면서 부처님은 지극히 신령스러 워 삼계에 비할 데가 없음을 알았다.

부처님은 그 쌍둥이 집으로 가셨다. 쌍둥이는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한없이 기뻐하였다. 부모들도 놀라워하면서 한 아이씩 나누어 안고 부처님께 나아 가 아뢰었다. "이 아이들은 태어난 지 두 달밖에 안 되는데 그러한 말을 했습니다.
이것은 큰 변괴라서 틀림없이 무슨 재앙이 있을까봐 불에 태워 죽이려 하였는데, 마침 부처님이 오셔서 죽이지 못하였습니다. 알 수 없습니다.

이 아이들은 귀신이 아이온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것은 도대체 무슨 재변이옵니까?" 아이들은 부처님을 보고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부처님은 아이들을 보시고 크게 웃으시며 입에서 다섯 색깔의 광명을 내어 온 천지를 두루 비추셨다. 부처님은 아이들의 부모와 그 마을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이 아이들은 귀신이 아니라 복덕을 타고난 아이들이다. 옛날 가섭불이 계실 때부터 친구로 지내다가 뜻을 같이하여 출가를 했던 것이다. 그들은 부지런히 도를 닦아 거의 깨달음을 얻게 되었는데 갑자기 그릇된 생각을 일으켜 그만 타락하고 말았다. '세상의 영화를 마음껏 즐기다가 나중에 복을 지어서 하늘에 태어나도록 하자. 그런 후 다시 인간세상에 태어나 제후나 국왕이나 장자가 되리라.'고 하는 그릇된 생각을 일으켰기 때문에 곧 타락하여 열반을 얻지 못하고 이런 생사를 받게 된 것이다.

그래서 여러 겁 동안 서로 붙어 더니다가 지금은 내가 생존 하고 있는 세상에 쌍둥이로 태어난 것이다. 과거에 부처님께 공양한 그 공덕이 아직 남아 있으므로 전생 일을 알 수 있게 되었고, 또 내가 일부러 와서 구제하게 된 것이다.

만약 내가 구제하지 않았더라면 불에 타 죽고 말았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 아이들과 부모는 모두 의심 이 풀리고 진리에 대한 눈에 떠졌다.       
                                   - 법구비유경 -


부처님은 인연을 귀하게 여기신다. 남과의 옷깃 한번 스치는 것도 5백 생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하물며 출가하여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친 그 인연이란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 누가 물었다. "갖가지 어려움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인지 말씀 해 주십시오."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젊은 나이에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모든 애욕을 끊고 출가하 기가 제일 어려우니라." 그래서 경전 곳곳에는 "설사 파계한 비구일지라도 비방을 해 서는 안 된다. 반드시 성불할 것이다."라는 말이 보인다.

위의 설화에서도 두 쌍둥이는 꼼짝없이 죽음을 당할 뻔하였으 나 전생에 출가하여 수행한 공덕이 있었기 때문에 부처님을 만나 제도가 된 것이다.

                                 

* 용화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4-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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