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목자가 소를 몰고 가듯

관리자 | 2006.05.23 10:56 | 조회 1086


목자가 소를 몰고 가듯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의 죽림정사에 계실 때였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성안에 들어가 어떤 사람의 공양을 받고
설법하신 뒤 해질녘이 되어 성을 나오셨다.
그때 마침 길에서 많은 소떼를 몰고 성안으로 돌아가는 한 목자의 행렬과 마주쳤다. 소들은 살찌고 배가 불러 이리저리 뛰거나 서로 떠받으면서 좋아하였다.
이 광경을 보고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소치는 사람이 채찍을 들고 소를 들고 잡아먹듯이
늙음과 죽음도 이와 같아서
기른 뒤에 목숨을 앗아가네.
천 명이나 백 명 중, 한 사람이 아닌 모든 족성의 남자와 여자들이
아무리 재물이 쌓고 모아도 쇠하거나 잃지 않는 이 없네.
 이 세상 태어나 밤낮으로 목숨을 스스로 치고 깎다가
그 목숨 차츰 줄어 다함이 마치 저 잦아드는 옹달샘 같네.

부처님께서는 제자들과 같이 대숲으로 둘어싸인 정사(절)로 돌아와 발을 씻고
자리에 앉으셨다. 제자 아난다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돌아오는 길에 세존께서는 세 구절의 게송을 읊으셨는데,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너는 어떤 사람이 소떼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으리라. 그것은 백정네 소떼들이다.
본래는 천 마리였는데, 성밖으로 목자를 보내어 맑은 물과 풀을 먹여 살찌게 한 다음 날마다 살찐 놈을 골라잡는다. 지금은 죽은 소가 절반도 넘지만,
다른 소들은 그것도 모르고 서로 떠받고 뛰놀면서 좋아하고 있다.
나는 그 중생들의 어리석음을 가엾게 여겨 그 게송을 읊은 것이다.
아난다여, 어찌 그 소들만이겠느냐.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다.

항상 자기 자신과 소유에 집착하여 그것의 덧없음을 알지 못하고
오욕락 즉, 재산과 색과 음식과 명예와 잠에 빠져,
그 몸을 기르고 실컷 향락하면서 서로 해치고 죽인다.
그리고 자신의 죽음이 아무런 기약도 없이 갑자기 닥쳐오게 되는데도
그들은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저 소들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법구비유경 무상품法句譬喩經 無常品>
법정 스님 편저(동국역경원출판) "비유와 인연설화" 중에서- * 용화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4-0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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