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진짜 태워 없애야 할 것

관리자 | 2006.06.08 10:00 | 조회 1030

 

-진짜 태워 없애야 할 것-

어떤 비구니가 길을 가다가 한 사람의 수행자를 만났다.
그 수행자는 엄청난 고행을 함으로써 사람들로부터 스승으로 존경받고 있었다. 비구니가 가던 걸음을 멈추고 수행자를 바라보니 붉게 달군 숯불 위에 앉아
몸을 혹사시키고 있었다.
이미에서는 구슬 같은 땀이 비오듯 흐르고, 가슴과 겨드랑이에서는
폭포수 같은 땀이 흐르고 있었다. 또 목구멍은 타고, 입술과 혀는 말라붙어 침 한 방울 뱉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더구나 하늘에서는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고, 주위에는 그늘을 만들어줄
나무 한 그루 없었다.
그런데도 수행자는 고통을 참아내며 태연히 숯불 위에 앉아 있었다.
곁에 다가가기만 해도 온몸이 후끈거렸으므로 수행자의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처참했다.
수행자의 몸은 숯불과 햇볕에 그을려 마치 떡을 구워놓은 듯했다.
그는 늘 낡은 넝마를 걸친 채 몸을 태우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넝마를 입고 몸을 굽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한참 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비구니가 수행자의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태우고 있습니까?" 수행자가 대답했다.
"내 몸을 태우고 있는 중이오.
이 고통을 견뎌야만 높은 경지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소."
그러자 비구니가 말했다. "당신은 정작 태워야 할 것은 태우지 않고,
태우지 않아야 할 것을 태우고 있구려." 그 말을 들은 수행자는 불끈 화가 치밀었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자신의 힘든 고행을 찬탄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한낱 나이 어린 비구니가 자신의 고행을 비웃는 것에 대해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수행자는 버럭 화를 내며 비구니를 향해 외쳤다.
"이 한심한 까까중아, 그렇다면 무엇을 태워야 한단 말이냐?"
비구니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수행자에게 대답했다.

"불에 태워 없애야할 것은 당신의 그 노여운 마음입니다.
수레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소를 채찍질해야지
수레를 때려서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몸은 수레이고 마음은 소입니다.
그러니 몸을 채찍질할 것이 아니라 마음을 채찍질해야 합니다."  
   
                 [출전"대잠엄론경" 고행은 하나의 수단이다.}

수단은 아무리 갈고닦는다 해도 그것은 그저 수단일 뿐이다.
직시하라. 진정으로 얻어야 할 것은 수단이 아니다.
수레에서 매질을 하지마라. 움직여야 할 것은 마음이다.   

* 용화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4-07 14:09)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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