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도둑이 출가한 인연

관리자 | 2006.06.22 02:22 | 조회 564

   도둑이 출가한 인연

부처님께서 비사리(毘舍離)에 계실 때였다.
이 나라에 한 어리석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항상 도둑질을 업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었는데, 한번은 절에 좋은 구리 항아 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일당 몇 사람과 함께 들어갔다.
그러나 이 도둑은 항아리를 훔쳐내지 못하고 비구들끼리 서로 논란하 는 것을 엳듣고 나왔다. 즉 천상 사람들이 눈 깜짝하는 사이는 매우 길고, 세상 사람들이 눈 깜짝하는 사이는 매우 짧다는 말 이었다.

한번은 이웃 나라에서 어떤 장사꾼이 아주 값진 마니(摩尼) 보배 하나를 가지고 와서 국왕에게 헌납했는데 국왕은 이 보 배를 탑 위에 달아 두었다.
이 소문을 들은 도둑은 기회를 노 리다가 아무도 몰래 혼자 가서 그 보배를 훔쳐 내었다. 얼마 후 마니 보배가 없어진 것을 안 국왕은 매우 진노하여 온 나라에 영을 내리기를 '누구라도 이 보배 구슬을 발견한 자 가 있어 비밀히 알려준다면 후한 상을 주겠노라'고 하였으나 상당한 시일이 지나도 신고하는 이가 없었다.

국왕은 아무 대 책이 없어 마음속으로 꿍꿍 앓고 있는데, 하루는 지혜 있는 한 신하가 와서 다음과 같이 사뢰었다. "우리 나라는 온 국민의 생활이 풍요롭기 때문에 도둑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직 한 사람만이 도둑질을 업으로 생활한다는 것을 온 나라 사람이 알고 있는 만큼 이 보배 구슬도 그 자가 훔친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붙잡아 매질한다 해도 항복하지 않을 것이니 왕께서 어떤 계획을 꾸며 스스로 자백 하게 하옵소서." "그렇다면 어떤 계획을 꾸며야 하겠는가?"
왕의 물음에 신하는 이렇게 대답했다. "대왕께서 비밀리에 사람을 보내어 그 도둑을 초청하십시오. 그리고 술을 잔뜩 먹여 만취시킨 다음 전상(殿上)에다 올려 놓 습니다.
그가 술이 깰 무렵에 궁전의 많은 기녀(妓女)들을 데 려다가 시중을 들게 하는 한편 아름다운 음악을 베풀어 그를 황홀하게 해줍니다.
마침내 술이 깨서 눈을 뜨게 되면 모든 기 녀들이 그에게 '당신은 인간 세상에 있을 때 탑 위의 구슬을 훔쳤기 때문에 이제 도리천에 태어났습니다.
우리들 천녀(天女)가 당신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음악을 베풀고 있으니 당신 은 사실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추궁한다면 그의 자백을 받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이 계책을 즉시 실행했다.

구슬을 훔친 자는 무슨 영문 인지도 모르고 술에 취했다가 눈을 떠보니, 주위에서는 천녀들 이 빨리 사실대로 말하라고 채근을 하고 있었다.
도둑은 술에 취해 있으면서도 얼핏 생각하기를 '사실대로 말한다면 벌받을 것이 분명하고,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다면 뭇 천녀들로부터 핍 박을 당하게 될 것이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망설이던 중 문득 전에 절에서 비구들이 하던 말이 떠올랐다. 천상의 사람들은 눈 깜짝하는 사이가 길고, 세상 사람들은 짧다는 말을 생각해 내고 그녀들을 자세히 보니 눈 깜짝하는 사이가 매우 짧았다.
그래서 도둑은 천녀들이 아님을 알고 자백하지 않았 다. 일차 계획이 실패로 끝나자 그 신하는 다른 계책을 건의했다. "대왕께서 그 도둑을 친히 불러서 대신의 지위를 주십시오.

그리고 창고의 물자를 낱낱이 조사한 다음 그 창고의 책임을 맡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얼마의 시간이 흐른 다음 왕께 서 부드러운 말씀으로 '나는 그대처럼 신임하는 이가 없으니 창고를 잘 지켜 잃어버리는 물건이 없게 하여라.' 하며 신뢰하 는 마음을 보인다면 그는 틀림없이 마음속으로 기뻐할 것입니다.
이때 왕께서 조용히 '내가 앞서 마니 보배를 탑 위에 달아 둔 일이 있는데 그대가 혹 그 보매의 행방을 아는가?' 하고 묻는다면 반드시 사실대로 고백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왕께서 이미 그를 귀중히 여겨 창고의 보배를 다 맡기는 신임을 보이 셨기 때문입니다."

이에 바사닉왕이 그 신하의 계획에 따라 시험했더니, 과연 왕 에게 사실대로 고백하였다. "제가 실은 보배를 훔친 놈이었습니다만 두려워서 감히 구슬을 내놓지 못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그대는 앞서 술이 취해 나의 전상(殿上)에 누워 있 을 때 뭇 기녀들이 천상에 태어난 사람이라 하여도 왜 사실대로 고백하지 않았느냐?" "예, 제가 옛날 절에 들어갔다가 비구들끼리 게송을 강론하던 중에 천상 사람들이 눈 깜짝하는 사이는 길고, 세상 사람들이 눈 깜짝하는 사이는 짧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서 천상에 태 어난 것이 아닌 줄을 알았기 때문에 고백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바시닉왕은 보배를 도로 얻은 그 기쁨에 그의 죄를 묻 지 않았다. 그리고 도둑은 자신이 죄에서 벗어난 줄을 알고 왕 앞에 나아가 사뢰었다. "원컨대 이 놈의 죄를 용서하사 출가할 것을 허락해 주소서." "그대는 이제 높은 지위에 있어 부귀와 영화를 다 갖추었는 데 무엇 때문에 출가하려 하는가?"
"제가 일찍이 비구들이 강론하던 이야기 몇 마디를 들은 것 만으로도 죽음의 액난(厄難)에서 벗어났습니다. 만약 많은 경 전을 듣고 외우고 익혀서 그대로 수행한다면 얼마나 큰 이익 을 얻겠습니까? 꼭 출가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마침내 그는 출가하여 부지런히 도를 닦고 익혀 마음의 깨달 음을 얻게 되었다.

<찬집백연경>

괴테는 이런 말을 했다. "이 세상에서 중요한 일은 누구보다도 더 많이 안다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어느 개인보다도 더 많이 안다는 것이다."
이는 임기응변·기지·재치 등을 일컬은 말이다. 사실 임기응 변·기지·재치 등은 모두 지혜의 소산이다.
그러므로 영국 속 담에서도 "현자(賢者)가 기지를 간직하지 않으면 우행(愚行)이 된다."고 했다. 위의 설화는 한 어리석은 도둑이 절에서 스님들이 주고받은 이야기를 기억해 냄으로써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를 기억해 냄으로써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는 내용 이다.

이 이야기는 매우 현실적인 것으로 우리 주변에서도 재 치와 기지로 위기에서 모면한 사례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그러나 위의 설화에서 상징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게송 한 구절을 들음으로써 죽음을 면했으니, 불법의 무한한 진리를 듣 고 배운다면 끝내는 생사를 해탈할 수 있는 크나큰 지혜를 터 득하게 된다는 비유임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 용화사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4-07 14:08)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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