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경전비유설화─모르고 짓는 업

관리자 | 2008.06.16 09:00 | 조회 698

      모르고 짓는 업 남방불교에 전해지는 경전가운데 《밀린다왕문경》 이라는 경이 있다. 《나선비구경》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경은 기원전 2세기 무렵에 인도에 살았던 나가세나라는 스님과 당시 인도의 서북부 지방을 점령하고 있던 메난드로스라는 그리이스 출신의 왕 사이에 주고받은 대담을 엮은 경전이다. “메난드로스 왕이 물었다. ‘알면서 나쁜 짓을 하는 사람과 모르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 중 누가 더 큰 화를 입습니까?’ ‘모르고 하는 사람이 더 큰 화를 입습니다. 새빨갛게 달아있는 부지깽이를 알면서 붙잡는 사람과 모르면서 붙잡는 사람 중 누가 더 심하게 데이겠습니까. 모르고 잡는 사람이 더 심할 것 아닙니까.’라고.” 우리말 속담에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우리들의 사회적인 통념으로는 누구든지 모르면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르고 한 일에 대해서는 모두들 관대하다. 하지만 알면서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 사람은 쉽게 용서 받기 어렵다. 여기에서 잘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나가세나 스님의 대답으로 ‘누가 더 화를 입는가’이지, ‘누가 용서’를 받을 수 있는가 없는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불교에서는 자기가 지은 업의 과보는 반드시 자기가 받는다고 했다. 알고 지었든 모르고 지었든 자신이 지은 업(業)의 과보 는 스스로 마음의 준비라도 해두었을 테니 그만큼 받기가 수월하겠지만, 모르면서 지은 업의 과보는 자기 도 결코 알지 못하다가 받게 되니 그 충격이 훨씬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세상 모든 일을 밝게 헤아려서 알 만큼 충분히 지혜롭지 못한 우리 범부중생들은 사실 우리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을 저지르는 경우가 무척이나 많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우리주변에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도 나의 業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까닭에 참회가 필요한 것이다. 참회란 비단 자신이 알고 지은 업만을 뉘우치는 것이 아니다. 나가세나 스님의 얘기처럼 더 큰 화를 초래하는 모르고 지은 악업마저도 뉘우쳐야 하는 것이다.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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