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식/교리문답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영(0:zero). 무(無: wrong). 공(空: nothing)의 차이점

관리자 | 2006.08.04 12:39 | 조회 1154

영(0:zero)

수학에서 "위치는 있지만 부분이 아닌 것. 또는 정의 할 수 없는 원소(무정의원소)" 라고 정의하는 점(點: point)과 같이, 모든 존재의 본질을 뜻한다.

영(0. 圓相: round)은 모든 부분적 차별적 형상성립의 원형(原形)과 원리(原理)를 뜻하며, 평면좌표 위에서 자연수 0부터 무한까지의 모든 운동과 형상과 개성의 차별을 내포 할 수 있는 1의 원점(原點)을 뜻하는 것으로써, 존재론적 본질을 나타내는 기호라고 볼 수 있다.
불교는 "일체유심조"라 하였음으로 이 영(0)은 바로 마음의 존재론적 본질에 해당한다.

이 영(0)에 대하여 우리나라 이조시대의 고승인 서산대사가 저술한 <선가귀감> 첫머리에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잇다.
여기 한 물건이 있는데, 본래부터 한 없이 밝고도 신령스러워서, 일찌기 나지도 않았으며 또한 죽지도 않았다. 뭐라고 이름 붙일수도 없고 그 모양을 그릴수도 없다.

한 물건이란 대체 무엇인가? ... 영(0) ... 옛 어른이 다음과 같이 읊었다.
옛적 부처님 나기전에 의젓한 동그라미 석가도 몰랐거늘.(이혜성 역) 또 조사선종 3조 승찬선사는 <신심명> 제 4게송에서 다음과 같이 송하고 있다.

허공처럼 원융해서 모자라지도 남지도 않건만 도리어 취사심 때문에 여여하지를 못하도다.(이 청담 역)



무(無: wrong)는 '없다.' 라는 뜻 보다는 "그것이 아니다." 라는 뜻이 더 적당한 이해가 될 것이다. 즉, 인식론적으로 자신과 인생과 우주에 대하여 지금 당신의 알고 있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진실에 대하여 "적절하지 않다."
또는 "틀리다." 라는 뜻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히 "없다;"라는 것과는 다른 뜻을 가진다 하겠다.

예를 들면 무념(無念). 무심(無心). 무상(無相), 무생(無生), 무주(無住), 무분별(無分別) 무소득(無所得), 무위(無爲) 등과 같은 용어의 경우에도, 지금 당신의 알고 있는 념(念)이나 심(心) 등이 '없다.' 라는 뜻보다는, 그 알고 있는 념(念)이나 심(心) 등이 진실에 대하여 "적절한 것이 아니다."

또는 "틀린 것이다." 라는 뜻을 가진다는 것이다. 불교는 "일체유심조"라 함으로 이는 바로 마음의 의식적 현상이 바로 인식론적 본질은 "아니다.(無: wrong)" 라는 뜻을 가진다.

이 무(無: wrong)의 뜻과 관련하여, <금강경> 제32 '응화비진분'에 "일체의 함이 있는 법은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으며,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도 같으니 응당 이와 같이 관할지니라.(무비 역)" 라고 하고, 또 이 뜻을 "무아(無我). 무주(無住). 무상(無相)" 등의 용어로 나타내고 있다.



공(空: nothing)은 "비어 있다." 라는 뜻을 가진다.
이는 가령 빈 컵에 물이나 녹차나 커피나 콜라나 사이다 등의 그 어떤 종류의 액체라도 담을 수 있는 것과 같이, 자연현상과 삶의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있는 인생과 우주의 불변하는 본체(本體)가 본래부터 항상 비어 있는 성질(空性)임을 뜻한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공(空)은 컵과 같은 어떤 부분의 빈 공간이 아니라, 무한정적 시공과 무한정적 차별의 운동과 형상을 담을 수 있고 또 그 모두를 총체적 통일로 생성시킬 수 있는 불변의 법성으로써 공성(空性)을 뜻한다.

인간이 있든 없든, 부처님이나 하나님이 있든 없든, 생명이나 우주의 빅뱅이 있든 없든, 그 모든 무한한 존재적 가능성에 대하여 그것을 성립시킬 수 있는 무한정적인 어떤?

본래부터 있었으며 영원불변하는 "그것이 생명이건 물질이건 부처이건 신이건 티끌이건 우주이건 간에 무엇이든 무한정적으로 끝없이 채울 수도 있고 하나 남김없이 비울 수도 있으며 통일적으로 생성시킬 수도 있는 비어 있음과 비어 있음의 불변의 성질(법성)"을 뜻한다 하겠다.

인생과 우주의 모든 생멸변화에 의하여 존재하는 모든 것을 무상(無常)한 존재라 하고, 이에 대하여 공성(空性)은 부분이 아닌 무시무종(無始無終)의 영원불변하는 체성(體性)을 뜻하는데, 이 불변성 말고 그 어떤 별도의 불변하는 통일성(법성)이 없다는 것이다.

불교는 "일체유심조"라 함으로 이는 바로 비운 마음(無心)이 마음의 생멸 작용에 대하여 영원불변의 통일성임을 뜻한다.
이 불변의 공성을 열반적정, 일체법의 법성, 마음의 자성(心性), 한 마음(唯一心) 등이라 하고, 따라서 일체법은 단 한 순간도 정지함이 없이 생멸변화화고 있는 무상한 현상계에 대하여 작용즉성(作用卽性)의 법성(法性)인 공성만 유일(唯一)하게 통일성으로 상주(常住)하는 것이라 하여 이를 "일체법공, 제법개공(一切法空, 諸法皆空)" 등이라 한다.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