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식/교리문답
벼랑 끝에 선 고려 태조 왕건을 살린 은신처, 비슬산 은적사

이판사판(理判事判)

관리자 | 2006.07.18 11:35 | 조회 1380
이판사판(理判事判) 이판사판이란 말을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막다른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된 판국. 이렇게 쓰여져 있다. 원래 이판사판이란 말은 불교에서 나온 말로, 절에서 스님의 주된 임무와 활동의 분야를 나타낸 말로 쓰였으나, 조선시대때부터 위의 의미처럼 그 뜻이 변질되어 버렸다. 이판사판은 이판과 사판의 합성어이다. 이판은 참선, 경전공부, 포교 등 불교의 교리와 학문을 연구하는 스님을 가리키는 말이고, 사판은 절의 재산과 산림(山林)을 맡아하시는 스님을 가리킨다. 여기서 산림이라고 하는 것을 산림(産林)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집안 살림”, “살림을 잘한다.”등의 살림이란 말도 이 산림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러면 어떤 연유로 이러한 이판사판의 의미가 이렇게 왜곡된 것일까? 옛날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의 정책 때문에 절의 스님이 된다는 것은 여러 신분의 계층중 마지막 신분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스님이 된다는 것은 절에서 이판이 되었건, 사판이 되었건 인생의 막장의 모습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시대나 상황에서는 이러한 이판사판의 의미를 마지막 궁지에 몰린 어쩔수 없는 상황이란 뜻으로 쓰는 것은 바람직 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하나더. 이러한 이판사판의 의미가 단순히 절의 학문을 탐구하시는 스님과, 사무를 보는 스님으로 나누는 의미만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 이판사판은 위의 의미 뿐 아니라 개인의 생을 중심으로 보아서 이러한 이판과 사판의 행위를 겸행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를 주기도 한다. 불교를 공부해 감에 지혜를 얻어 진리를 깨닫고, 또 그러한 수행의 과정이 나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과 함께 흘러가야 한다는 것! 바로 지혜와 자비의 불교의 두가지 기둥을 말하는 것이다. 철저히 진리를 탐구해 나가고, 또 수행해 가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고, 또 그러한 일들이 자신뿐만아니라 가족과 사회, 인류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바로 이것이 재가 불자들의 의무이다. 위와 같은 의미에서 이판사판으로 열심히 수도정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판사판은 궁지에 몰린 이가 할수 있는 어쩔수 없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지금 살아가고 있는 불자들의 용맹정진하는 마음가짐이라 해야 옳을 것 같다.
[알림] 본 자료는 대전 계족산 용화사에서 제공된 자료입니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